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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11월 5일 수요일

폐쇄적인 모바일 혁명과 열린 웹의 종말

폐쇄적인 모바일 혁명과 열린 웹의 종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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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과 태블릿의 확산은 종이신문만 처참하게 죽이는 것이 아니다. 지난 20년간 수많은 이용자의 마음을 설레게 했던 월드와이드웹이 사라지고 있다. 바로 다수 이용자 스스로 웹보다 앱을 선호하는 경향이 강화되기 때문이다. 수요가 공급을 결정하기 때문이다.
포스트 PC 시대의 도래
이른바 ‘포스트 PC 시대’가 도래했다. 데스크탑과 노트북은 스마트폰과 태블릿에 의해 빠르게 대체되고 있다. 지난 2013년은 PC 생산업체에게 최악의 해였다. 가트너(Gartner)의 분석에 따르면 2013년 한 해 동안 전 세계 PC 시장은 10% 축소됐다. 동시에 스마트폰과 태블릿 시장이 급팽창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IDC 예측 보고서에 따르면, 2015년 전 세계 태블릿 보급량은 PC의 그것을 추월한다. 스마트폰은 여기에 함께 계산되지 않았다. IDC 예측 보고가 과장이 아닌 것은 지난 2013년 4/4분기 태블릿 판매량이 PC 판매량을 이미 넘어섰다는 사실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러한 디바이스 판매량 및 보급량의 변화는 전체 인터넷 생태계의 변화를 동반할 수밖에 없다. 다양한 변화 중 가장 극적인 것은 브라우저에 기초한 웹(*주: 인프라 층위가 아니라, 인터페이스 층위로서의 웹을 지칭)이 스마트폰과 태블릿 앱에게 자리를 빼앗기는 현상이다. HTML5와 반응형 웹을 앞세우며 브라우저 기반 웹의 혁신을 주도하고 열린 웹의 멋진 세계를 옹호하는 사람도 PC 대체 현상을 막기에는 역부족이다.
2013년 4월의 통계를 보자. 미국 이용자 중 20%만이 브라우저 기반 웹을 선호하는 반면 나머지 80%는 앱을 주로 이용한다. 또 다른 통계에서도 85%의 이용자가 앱을 통해 인터넷을 만끽하고 있음이 나타나고 있다.
물론 이와 상반되는 통계수치도 존재한다. 넬슨의 조사에 따르면, 브라질과 이탈리아 이용자는 모바일 웹보다 앱을 선호하지만, 미국 및 영국 이용자는 여전히 모바일 웹을 앱보다 선호하고 있다. 앱과 모바일 웹 선호도 조사가 서로 충돌하는 결과를 보여주고 있지만, 스마트폰과 태블릿 보급이 앱의 선호도 경향을 강화하고 있음은 분명해 보인다. 그리고 유감스럽게도 공급은 수요를 따를 수밖에 없다. 애플 스토어와 구글 플레이에는 이미 각각 백만 개 이상의 앱이 이용자를 유혹하고 있다. 자연스럽게 우리가 지난 20년 동안 (월드와이드)웹이라고 불렀던 멋진 세상이 안타깝지만 역사적 소멸의 길에 접어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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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사이트의 성장 속도 둔화
몇 가지 통계를 좀 더 살펴보자. 넷크래프트(Netcraft) 정기조사는 지난 2011년 이래로 전 세계 웹사이트(website)의 성장 속도가 뚜렷하게 둔화되고 있음을 말하고 있다. 2014년 1월 기준 전 세계 웹사이트 수는 약 8억 6천 1백만 개에 이르고 있다. 2013년 1월 6억 3천만 개의 웹사이트가 존재한 것과 비교한다면 2013년 웹사이트의 총수는 물론 증가하였다. 그러나 2011년 1월과 12월 사이 웹사이트 증가율이 200%를 기록했으니, 그 이후 웹사이트 성장률은 크게 위축된 것이다.
월드와이드웹사이즈가 분석한 웹페이지(webpage) 통계도 유사한 결과를 보이고 있다. 아래 표 “구글과 빙에 색인화된 웹페이지 변동”에서 확인할 수 있는 것처럼, 검색서비스 구글과 빙(Bing)에 의해 색인화(Indexing)되는 웹페이지의 수는 최근 정체 또는 감소 추세다. 어쩌면 이러한 배경에서 최근 구글은 앱 콘텐츠에 대한 색인화 작업을 시작했을 수 있다.
구글과 빙에 색인화된 웹페이지 변동
구글과 빙에 색인화된 웹페이지 변동
블로거이자 과학역사학자인 알렉스 발렌슈타인은 2013년을 “사라지는 웹사이트의 해”로 기록하고 있다. 그의 조사에 따르면 핵 과학과 관련된 대표적인 3개의 웹 기반 데이터베이스가 2013년에 사라졌다. 나아가 점점 많은 모바일 이용자들이 브라우저 기반 웹사이트보다는 앱 기반 콘텐츠 소비를 늘려 갈수록, 웹사이트 공급자에게는 특히 과거 웹페이지를 지속적으로 관리하는 경제적 동기가 줄어들 수밖에 없다. 아주 작은 이용자 집단이 매우 드물게 그리고 불규칙하게 방문하는 과거 웹페이지를 관리하고 보관하는 것에도 서버 비용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배경을 이유로 싸이월드에 담겨있던 수천만 이용자의 기록이 곧 사라지게 된다. 다른 한편 페이스북, 트위터 등 수십억 이용자의 활동을 한 곳에 모으고 있는 소수의 서비스가 무시무시한 파괴력을 가지고 성장할수록, 그 서비스가 언젠가는 단숨에 싸이월드처럼 월드와이드웹에서 사라질 위험성 또한 함께 커진다.
놓을 수 없는 열린 접근과 정보 공유에 대한 희망
일찍이 2010년 8월 크리스 앤더슨은 ‘웹의 죽음’을 예고했다. 그리고 그의 불쾌한 예견은 3년이 지나지 않아 정확히 들어맞았다. 키스 라보이스(Keith Rabois)는 최근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노트북과 브라우저가 사라지기 때문에 웹도 사라진다(The web is going away because laptops and browsers are)”라며 포스트 PC 시대에서 웹이 처한 숙명을 명쾌하게 설명하고 있다. PC와 함께 사라지는 웹! 몸부림치며 거부하고 싶다. 우리가 지금까지 경험한 웹은 브라우저 없이 존재할 수 없다. 하지만 이 브라우저는 스마트폰과 태블릿에서 수백만 개에 이르는 앱과 외롭고 처참한 싸움을 진행하고 있다. 그리고 진화하는 앱은 UI/UX 측면에서 점차 브라우저를 압도하고 있다. 브라우저를 이용해 열린 웹을 찾는 이용자가 줄어들면 들수록, 콘텐츠 공급자는 이들 소수집단을 위해 브라우저 기반 웹을 진화시킬 동기를 빠르게 잃어갈 것이다. 공급자가 줄어들면 웹의 매력은 더욱 축소될 것이며, 최악의 경우 웹은 역사 속으로 사라질 것이다.
더욱더 많은 콘텐츠가 특정 앱 운영자에 의해 통제되는 울타리 속으로 갇히게 될수록, 카카오, 라인, 밴드 등 폐쇄형 앱 서비스가 증가할수록, 멋진 콘텐츠가 넘쳐나는 웹사이트에 대한 이용자의 관심이 조금씩 줄어들수록, 서로 다른 웹페이지를 연결하는 링크는 그 매력을 상실할 것이다. 링크의 매력이 사라질 때 우리가 지금까지 알고 있는 월드와이드웹은 존재할 수 없다.
개인적으로 스마트폰과 태블릿에서 브라우저를 열심히 사용하기 위해 의식적으로 노력하고 있다. 그러나 매력적인 기능을 가진 서비스가 앱으로만 제공되는 경우가 점차 많아질수록 개인적인 노력과 불평은 어떤 변화도 만들어내지 못한다. 이러한 모바일로의 대전환에 맞서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 또는 이후 세대는 겨우 20년이라는 짧은 전통을 가진 브라우저 기반 웹에 애처롭게 매달리고 있는 나의 모습을 어떻게 평가할까?
전 세계 이용자가 인터넷을 통해 콘텐츠를 제한 없이 찾고 쉽게 발견하는 방법만 존재할 수 있다면, 어쩌면 콘텐츠가 어떤 특정 형식 및 프로토콜로 존재하는가는 중요하지 않을 수 있다. 이것이 시대의 변화를 좀 더 여유를 가지고 성찰해야 하는 이유다. 그러나 나는 PC 시대를 끝내는 역사적 전환점에서도 열린 접근과 정보 공유에 대한 열망과 희망을 결코 버릴 수 없다.

온라인 저널리즘- 공론장 분석모델

온라인 저널리즘의 길을 묻다 2: 공론장 분석모델

1. 이번 글의 목적은, 공론장 분석을 위한 비교모델(benchmarking) 소개에 있다. 이 비교모델은 인터넷이 주요 전달/소통 매체로 등장하지 않았던 시대의 공론장을 그 분석대상으로 삼고 있다. 1980년대 서유럽 국가들의 의사소통 및 의사형성 구조의 특징들은 무엇이었을까? 블로그와 블로그계의 등장 및 성장, 그리고 온라인 뉴스 소비의 확대는 이러한 80년대 공론장과 다른 구조적 특징을 가능케 할까?
2. 굳이 공론장이라는 개념 자체가 필요할까?라는 Joll의 지적에 대해 제한적으로 동감한다. 2.1 하버마스의 규범적 공론장은 ‘존재하지 않았던’ 그 무엇이기에 그렇다. 2.2. 그러나 2009년 한국사회 ‘소통의 지배적 구조와 동학/과정’과 주요 행위주체의 특징을 분석하고, 이들이 어떻게 힘을 잃어가고 있는지 또는 새로운 행위주체는 어떻게 형성되고 있는지를 ‘소통 구조와 동학/과정’이라는 관점에서 분석하다보면, ‘공론장’이라는 개념을 꼭 버릴 필요는 없을 듯하다. 왜냐하면 ‘소통 구조와 동학/과정’의 결과물 중 하나인 ‘여론/공론(public opinion)’, ‘서로 구별되는’ 세부 소통 구조들간의 연관관계 분석, 소통 공간 안과 바깥의 행위자-개인, 정당, 정부기관, 경제계, 지역사회 등- 분석 등에서 여러 개념들을 묶어줄 상위개념으로서 공론장이라는 개념은 유의미하기 때문이다.
3. 오늘 소개하고자 하는 ‘공론장 모델’은 독일 베를린 사회과학 학술원의 두 학자(Gerhards와 Neidhardt)에 의해 1980년대 연구되었던 이론에 기초한다. 글 출처는 이 글 하단에 적어 놓았다.
4. 이 두 학자의 공론장 모델-이하 ‘베를린 공론장 모델’로 이름지음-은 본인들 스스로 밝히고 있듯이 하버마스 공론장 개념보다는 루만의 시스템이론에 근거하고 있다.
5. 그림을 보면서 시작해 보자. 아래 그림은 베를린 공론장 모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집적 만들어 보았다(글자들이 너무 작아 알아보기 힘들다면 아래 그림을 클릭!).
베를린 공론장 모델
베를린 공론장 모델
5.1 서로 구별되면서 연관된 공론장들 (위의 그림에서 (1), (2) 그리고 (3)의 타원들)
공론장은 3개 층위(layer)로 구성되어 있다. (1) 사적 (우연한) 만남(encounters): 술집, 직장, 버스 정류장, 커피집 등에서 이뤄지는 대화들이 이 작은 공론장의 다양한 형태들이다. (2) 행사 공론장 (public meetings) 또는 주제별 공론장: 각종 회의, 행사 그리고 집회 등이 여기에 속한다. (3) 대중매체 공론장 (the mass media): 말그대로 신문, 잡지, 방송 등 전통적인 전달 매체를 통해 이루어지는 공론장을 말한다.
이들 공론장 층위들은 서로 배타적 관계가 아니다. 대학 학생회실/동아리방 등 (물리적)공간에서 하나의 신문/방송 기사를 화두 삼아 사적 대화가 가능하다. 그러나 각 층위들은 (A), (B), (C) 그리고 (D)의 관점에서 구별될 수 있다 – 참고: 두 저자의 원글에서는 층위를 구별하는 그 밖의 다른 특징들이 열거되어 있다.
5.2 공론장의 기능 및 의사소통/의사형성 과정
각 공론장 층위에서 이루어지는 의사소통 및 의사형성 과정은, 5.2.1 정보수집 (Info-collection), 5.2.2 정보처리(info-processing), 5.2.3 정보적용(info-application)으로 구별할 수 있다. 여기서 ‘정보’라함은 광의 개념으로 대화 소재, 주장, 학술적 지식, 행사 내용, 기사 거리, 결의문 등 전달 및 가공되는 내용 그 모두를 지칭한다.
5.2.1 정보수집(Input)은 ‘관찰’ 및 ‘조사’ 과정 뿐 아니라 언제나 ‘선택(selecting)’ 과정을 동반한다. 그리고 ‘선택’은 사실 ‘배제’의 다른 표현이기도 하다. 선택 및 배제는 두가지 측면에서 이루어 진다. 하나는 대화/소통의 대상이 되는 ‘정보’의 선택 및 배제이며, 다른 하나는 ‘공론장 참여자’의 선택과 배제다. 전자를 (3) 대중매체 공론장에서는 아젠다 셋팅(Agenda Setting)이라 부른다. (2) 행사 공론장에서 주제 선택과 참여자-특히 사회자, 발표자- 선택은 (2)번 공론장의 구조적 특징을 규정한다. 토론을 통해 청중(audience)이 직접 의사표시를 할 수 있지만, 이는 제한적일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5.2.2 정보처리(Throughput)는 정보/의견이 종합화-해석, 평가, 통합 및 재배치-되는 과정을 말한다. 사적 대화는 ‘기록’되지 못한다. 그렇기 때문에 사적 대화는 그 대화가 이루어지는 ‘시간’과 ‘공간’에 제약당한다. 그리하여 (1) 사적 만남에서는 정보처리 과정이 지속성을 가지지 못하고, 의견이 종합화되기 어렵다. 그러나 이러한 대화 및 의사소통도 예를들어 게시판 글 또는 댓글로 기록되고 연결된다면 (1) 사적 만남 공론장에서 ‘정보처리’ 과정은 새로운 성격을 가지게 된다. (2) 행사 공론장 또는 주제별 공론장에는 의제설정 및 발언자(speaker)를 결정하는 행위주체가 존재하며, 이들의 의지와 계획에 따라 ‘정보처리’ 과정은 결정된다. (3) 대중매체 공론장에서 이루어지는 정보처리 과정은 푸코의 비판적 담화론‘프레이밍(framing)’ 등 여러 관점에서 연구되고 있다. 정보/의견이 해석 및 평가되는 과정에서 전달자(speaker)의 주관적 해석틀(frame)이 작용되면서, 정보/의견이 왜곡된다 또는 될 수 있다. 이러한 왜곡 가능성은, ‘정보수집’에서 대중매체가 가지고 있는 선택 및 배제의 힘 – 이른바 대중 매체의 ‘문지킴이(Gatekeeper)‘ 독점력-과 상응한다. 그렇다면 전통적 대중 매체-신문 및 방송-의 이러한 독점력이 약화된다면, (3) 대중매체 공론장은 어떠한 변화를 겪게 될까? 다른 형태의 독점력을 가진 새로운 행위주체가 탄생할까? 또 한가지. 이러한 정보수집 및 정보처리의 독점력은 그 결과물의 ‘희소성(scarcity)’을 가능케하며 이는 나아가서 대중매체 상품의 높은 가격-신문 등 개별 상품의 가격이 아니라 대중매체 전체 서비스 가격 -으로 이어진다(참조: Picard 2009).
5.2.3 정보적용(Output)은 ‘정보’가 ‘행위’로 전환되는 과정이다. 화자(speaker)와 수용자(audience) 사이에서 결정된 행위는 ‘공감’, ‘약속’, ‘교감/합의(consensus)’, ‘여론/공론(public opinion)’ 등의 형태로 나타난다. 이러한 행위결정의 선택폭은 각 공론장들의 소통구조의 특징에 따라 크게 좌우된다: 상호작용(B)이 매우 약하고, 이른바 직업적 전문가(D)에 의해 정보수집과 정보처리가 이루어지는 (3) 대중매체 공론장에서 독자/시청자(audience)가 선택할 수 있는 행위는 두 가지다. 계속 그 공론장에 머물거나 공론장 밖으로 나가거나. 이를 exit option이라 칭한다. 대중매체 공론장에서 수용자가 자신의 의견을 개진할 수 있는 기회-voice option-는 매우 제한적이다.
5.3 각 공론장 층위를 구별하는 특징들
(A) 공적 관계 (the public): (1) 사적 공론장에서 이루어 지는 대화/의견교환은 직접적이다. 또한 기록되어 전달될 수 없기에 일회성을 가진다. 이에 반해 (3) 대중매체 공론장에서 의사소통은 전달 매체에 기초하여(medial) 이루어지며, 그 소통 내용은 기록된다(manifest).
(B) 상호작용 (interactivity): 상호작용의 수준을 결정하는 요소는 수용자(audience)가 선택할 수 있는 행위의 종류와 영향력이다. (3) 대중매체 공론장에서는 ‘공론장에서 빠져나가기 (Exit)-채널 돌리기, 신문 구매하지 않기 등-’가 수용자가 선택할 수 있는 유일한 행동양식이다. 이 행동양식은 시청률, 구독률 등으로 표현된다. 독자편지, 시청자 항의전화-Voice-는 전통 대중매체 공론장에서 수용자들의 주요 행위라 보기 힘들다. 댓글 남기기, 퍼가기, 링크 추천하기, 링크로 연결하기, 재해석하기 등의 수용자 행위는 불가능하다. 
(C) 접근성 및 경계 (access): 하버마스(1962/1991: 52 f.)에 따르면 공론장은 ‘경계(boundary)’를 가지고 있고, 이 경계는 원칙적으로(!) 닫혀있지 않아야 (non-closed) 한다. 묘한 표현이다. 닫혀있지 않아야 하지만, 경계선은 있다! 베를린 공론장 모델은 각 공론장 층위에 존재하는 경계선 성격을 보다 구체적으로 분석하고 있다. (3) 대중매체 공론장에서 ‘정보수집’과 ‘정보처리’ 영역으로 통하는 철문이 굳게 닫혀 있다. 철문의 열쇠는 전달자(communicator)와 중개자(mediator)만이 가지고 있다. 수용자(audience)는 수동적으로 소비만 하며, 때문에 개별적인 진입비용-개별 상품구매가격- 또는 기회비용이 매우 낮은 편이다. 즉 대중매체 공론장에서 ‘정보적용’이 이루어지는 영역의 철문은 상대적으로 활짝 열려있다.
(D) 역할구분/전문성(differentiation of roles/professionalism): 공론장에 참여하는 행위주체의 역할은 크게 화자(speaker)와 수용자(audience)로 구별된다. 이 화자는 서로 다른 공론장에서 전달자, 중개자, 발표자, 사회자 등으로 역할을 수행한다. 수용자는 행사/집회 참가자, 소비자, 시청자, 독자 등의 이름을 가진다. (1) 사적 공론장에서는 화자와 수용자는 고정되어 있지 않다. 공론장 참여자들의 역할이 서로 바뀔 수 있다. 그러나 (2)와 (3)에서는 점점 더 이 두 가지 역할이 고정된다. 그리고 고정화는 ‘전문화’의 경향과 함께 한다. 전문 직업(기자, 편집인)을 가진 전달자, 중개자만이 화자로 등장하는 것이 대중매체 공론장의 특징이다.
6. 다소 복잡한 글이 되었다. 베를린 공론장 모델이 현재의 한국사회 공론장을 분석하는데 효과적인 ‘비교모델’이다라고 주장하기에는 내 개인의 확신과 연구가 부족하다. 그러나 다양하고 서로 겹처있는 공론장들의 특성을 보다 세분하여 살펴봄으로서 새롭게 성장하고 있는 그리고 위협받고 있는-실명제, 검열 등- 인터넷 또는 온라인 공론장을 분석하는데 도움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 가득이다.
참조 글 1: Gerhards, J. / Neidhardt, F. (1991): Strukturen und Funktionen moderner
Öffentlichkeit. Fragestellungen und Ansätze, In: Müller-Dohm, S. /
Neumann-Braun, K. (eds): Öffentlichkeit, Kultur, Massenkommunikation,
Oldenburg, pp. 31-89. 독일어 원문(1990년 판)은 여기를 클릭하면
내려받기 가능하다. 이 두 학자의 이론을 영어로 간략하게 소개한 글은 다음과 같다: Wessler, H. / Schultz,
T. (2007): Can the Mass Media Deliberate?: Insights from Print Media
and Political Talk Shows, In: Butsch, R. (eds): Media and Public
spheres, pp. 15-27.
참조 글 3: Habermas, J. (1962/1991): Strukturwandel der Öffentlichkeit, 2. ed., Frankfurt a. M.

ONE THOUGHT ON “온라인 저널리즘의 길을 묻다 2: 공론장 분석모델

2014년 9월 13일 토요일

[프리즘]웹소설

[프리즘]웹소설

[프리즘]웹소설
웹소설이 요즘 젊은 스마트기기 이용자를 중심으로 인기다. 소설의 사전적 의미가 사실 또는 작가의 상상력을 바탕으로 허구적으로 이야기를 꾸며 나간 산문이란 점에서 웹소설은 기존 소설과 같다. 그러면서도 웹소설은 기존의 소설 형식과는 다르다.

대화체 중심 글과 등장인물의 극적 요소, 빠른 글 전개 등은 마치 드라마를 소설로 읽는 듯한 느낌을 준다. 장르면에서는 무협이나 로맨스, 판타지 소설에 가깝지만 그렇다고 대여점에서 빌려보던 책과는 구분된다. 기존 문자 중심 텍스트 형태 장르소설과 달리 장면마다 이미지를 넣는 시도도 색다르다.

웹소설은 기존 소설과 소비 형태부터 다르다. 스마트폰과 태블릿PC 등 스마트기기를 활용한 이용자가 눈길을 주면서 알맞은 글 형식이 탄생한 것이다. 애독자들은 주로 지하철 출퇴근이나 자투리 시간을 이용해 스마트기기로 글을 읽는다.

창작자의 폭이 넓다는 것도 웹소설의 특징이다. 한 포털 사이트에는 웹소설 작가만 1년새 6만명을 확보했다. 종이책 출판을 염두에 두지 않아 형식에 얽매이지 않고 누구나 글을 쓸 수 있기 때문에 작가 층이 두텁다. 두터운 창작자 층은 다양한 이야기를 만들고 다양한 이야기에 매료된 독자들은 폭발적으로 증가한다. 독자층도 기존 장르소설과는 달리 넓어 그야말로 선순환 구조다.

웹소설의 탄생은 가히 혁명적이다. 마치 종이의 발달과 함께 구비문학이 소설로 재탄생한 것과 같은 흐름이다. 인쇄술의 발달과 함께 등 영국과 스페인 등 서구사회에서 15세기 무렵 소설의 형태가 나온 것과 유사하다.

새로운 것의 탄생은 기존 문법을 해체하는 데서 시작된다. 웹소설이란 스마트시대가 우리에게 던져준 새로운 문법의 탄생을 의미한다. 새로운 문법은 기존 틀(하드웨어)과 유통망으로는 탄생할 수 없다. 온라인게임이 일천한 게임의 역사를 가진 한국을 세계 최고 게임 강국으로 만들었듯 한국형 웹소설이 세계에 새로운 장르를 전파하길 기대해본다.

2014년 9월 9일 화요일

- 미디어 스타트업을 만난다 / - 미디어의 미래, 디지털 퍼스트


[미디어 스타트업을 만난다①] 느리지만 깊이 있는 뉴스를 제공한다, 슬로우뉴스
[미디어 스타트업을 만난다②] 폭풍설사? 폭풍섹스? 알아서 불러라, ㅍㅍㅅㅅ
[미디어 스타트업을 만난다③] 한국에 필요한 해외 기사를 소개한다, 뉴스 페퍼민트
[미디어 스타트업을 만난다④] 인포그래픽으로 기록하는 세상, 비주얼다이브
[미디어 스타트업을 만난다⑤] 스타트업 생태계를 육성하는 ‘마중물’, 벤처스퀘어
[미디어 스타트업을 만난다⑥] 딱딱한 데이터를 말랑말랑한 뉴스로 가공한다, 뉴스젤리
[미디어 스타트업을 만난다⑦] 당신에게 중요하고 필요한 기사만 뽑아준다, 지니뉴스
[미디어 스타트업을 만난다⑧] 정보과잉 시대, 큐레이션 미디어가 왕이다; 테크니들
[미디어 스타트업을 만난다⑨] ‘만화 덕후’에게 ‘종합선물세트’ 같은 웹진, 에이코믹스
[미디어 스타트업을 만난다⑩] ‘네이버 뉴스’에 질렸나요? ‘뉴스고로케’로 오세요





느리지만 깊이 있는 뉴스를 제공한다
[미디어 스타트업을 만난다①] 블로거들이 모여 만든 대안언론, 슬로우뉴스
입력 : 2014-03-19  17:29:57   노출 : 2014.03.22  10:49:11
김병철 기자 | kbc@mediatoday.co.kr   


기술을 아는 기자, 언론을 이해하는 기술자의 등장
[미디어의 미래, 디지털 퍼스트③-1] 개발자, 디자이너, 분석가를 영입하는 언론
입력 : 2014-08-02  20:46:30   노출 : 2014.08.04  10:40:30
김병철, 조수경 기자 | kbc@mediatoday.co.kr   
“무엇을 다루든지 목표는 저널리즘”
[미디어의 미래, 디지털 퍼스트③-2] 아만다 콕스 뉴욕타임스 그래픽팀 에디터
입력 : 2014-08-02  21:25:33   노출 : 2014.08.03  19:45:49
김병철·조수경 기자 | kbc@mediatoday.co.kr   
“개발은 스토리를 잘 전달하기 위한 도구”
[미디어의 미래, 디지털 퍼스트③-3] 앨버트 선 뉴욕타임스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입력 : 2014-08-02  21:26:43   노출 : 2014.08.03  19:46:07
김병철·조수경 기자 | kbc@mediatoday.co.kr  


“뉴스가 이렇게 각광 받는 시대가 있었나”
[미디어의 미래, 디지털 퍼스트 ⑤-2] 조쉬 퀴트너 ‘플립보드’ 에디토리얼 디렉터
입력 : 2014-08-15  14:09:48   노출 : 2014.08.16  17:11:03
김병철·조수경 기자 | kbc@mediatoday.co.kr   




딱딱한 데이터를 말랑말랑한 뉴스로 가공한다, 뉴스젤리
[미디어 스타트업을 만난다⑥] 데이터 커뮤니케이션 그룹, 뉴스젤리
입력 : 2014-05-24  16:55:34   노출 : 2014.05.24  19:50:21
김병철 기자 | kbc@mediatoday.co.kr   

‘네이버 뉴스’에 질렸나요? ‘뉴스고로케’로 오세요
[미디어 스타트업을 만난다⑩] 대안언론만 모아보는 ‘뉴스 포털’, 뉴스고로케


‘취준생’을 위한 뉴스 앱은 따로 있다, 뉴스퀘어
[미디어 스타트업을 만난다 ⑪] 주요 이슈를 600자로 요약해서 제공
입력 : 2014-06-20  18:53:50   노출 : 2014.06.20  18:53:50
김병철 기자 | kbc@media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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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천장’ 깨야 디지털 혁신이 가능하다”
[미디어의 미래, 디지털 퍼스트①] ‘조슈아 벤톤’ 니먼 저널리즘 랩 연구소장
입력 : 2014-07-16  16:07:04   노출 : 2014.07.21  09:01:21
김병철·조수경 기자 | kbc@mediatoday.co.kr 


“디지털 시대, 위기가 아니라 기회가 왔다”
[미디어의 미래, 디지털 퍼스트 ⑤-1] ‘소셜 매거진’ 플립보드
입력 : 2014-08-15  14:03:05   노출 : 2014.08.16  17:08:50
김병철·조수경 기자 | kbc@mediatoday.co.kr   




실리콘밸리의 스타트업 미디어, ‘벤처비트’


실리콘밸리의 스타트업 미디어, ‘벤처비트’를 만나다 – 딜런 트위니 편집장 인터뷰http://besuccess.com/2014/09/venturebeat_dylan-tweney/

스타트업계 종사자들이나, 오피니언 리더들이라면 출퇴근 시간을 이용하여 틈틈이 하게 되는 비 정규 업무가 있다. 바로 실리콘밸리를 필두로 한 해외 IT·스타트업 미디어의 기사를 읽는 것. 세상을 움직이는 새로운 기술과 비즈니스, 잭팟을 터뜨리는 스타트업들의 소식들이 모두 거기로부터 흘러나오기에 하루라도 거르면 뒤처지기 십상이다.

실리콘밸리 현지에 도착한 지 3일째 되던 날, IT 미디어 벤처비트(Venturebeat)를 방문해 딜런 트위니(Dylan Tweney) 편집장을 만났다. 한국에서 바라볼 때엔 정보의 원천일 테지만, 현지에서 만난 벤처비트는 냉혹한 실리콘밸리 현지에서 생존하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는 또 하나의 스타트업이었다. 그들은 어떤 고민과 비전을 가지고, 이 경쟁의 도시에서 하루하루 살아나가고 있을까.

▲벤처비트의 딜런 트위니 편집장

1인 블로그, 매월 7천만 명이 보는 테크 미디어로 성장하다

“시작은 실리콘밸리의 벤처캐피털 딜(Deal)에 다루는 1인 블로그로부터였습니다. 그 뒤로 몇 년간은 벤처비트도 아주 힘든 시간을 보냈죠.”

벤처비트는 2006년, 월스트리트저널의 리포터 출신인 매트 마샬(Matt Marshall)에 의해 설립됐다. 처음부터 그가 창업의 의도를 가지고 벤처비트를 만든 것은 아니었다. 아주 작은 블로그로 시작한 벤처비트는 2007년 3명, 2008년 6명으로 늘어나 현재 30명의 팀을 갖춘 온라인 미디어사로 성장했다. 12명이 뉴스팀, 나머지는 이벤트 기획·세일즈 마케팅·개발 인재들로 구성되어 있다.

“사이트가 어느 정도 성장한 후에는 광고 수입으로 매출을 낼 수 있었지만, 업계에는 이미 쟁쟁한 경쟁자들이 자리 잡고 있었죠. 타임워너의 자회사인 AOL(America On Line)로부터 인수된 테크크런치(TechCrunch)나, 수천만 달러의 투자를 받은 기가옴(Gigaom)까지 정말 만만치 않았죠.”

이러한 레드 오션에도 불구하고, 벤처비트는 작은 엔젤 투자자로부터의 자금을 통해 완만한 성장 곡선을 그리며 규모를 늘려왔다. 현재 한 달 평균 트래픽은 7천만에 이른다. 지난 7월에는 일본의 KDDI로부터 260만 달러(한화 약 26억 3 천만 원)의 투자를 유치하기도 했다. 자금 확보의 탄력을 받아 이들은 올해 총 6개의 컨퍼런스를 개최하기로 했다.

딜런 트위니가 말하는 벤처비트만의 경쟁력은 정확한 사실만을 군더더기 없이 보도한다는 점이다. 경쟁사인 테크크런치의 경우, 에디터의 강한 주관이 담겨있는 사설이 많은 것으로 유명하다.

“우리는 기사를 작성할 때 드라마적 요소를 가급적 섞지 않아요. 주관을 최대한 절제하고 실제 사실이 무엇인지 명확히 하려고 노력하죠. 벤처비트는 스타트업 생태계를 기념하거나, 기업가 혹은 투자자 개인을 홍보하기 위해 존재하는 게 아닙니다. 우리는 언제나 기술이 세상과 비즈니스를 어떻게 변화시키고 있는지에 대해 초점을 맞추고 있어요.”

컨퍼런스와 데이터 검색 플랫폼으로의 도약

벤처비트가 올해 여는 6개의 컨퍼런스는 각각 최신 IT 트렌드와 관련된 주제로 기획됐다. 마케팅, 게임 산업, 헬스 산업, 데이터 분석, 모바일 산업이 세분된 카테고리다. 가장 가까운 것은 9월 15, 16 양일간 개최되는 게임스비트(GamesBeat)다.



최근에는 광고 이외의 추가적 수입 모델을 만들기 위해, 각 산업 분야에 대해 심층적인 분석을 제공하는 리포트를 발간하기 시작했다. 주요 독자층은 기업의 IT 매니저들이다. 가격은 99달러에서 1,999달러까지 다양하다.

“현재 벤처비트는 테크 스타트업을 다루는 미디어이고, 이 분야에서 좋은 명성도 가지고 있지만 향후에는 글로벌 컨퍼런스와 리서치 비즈니스 분야에서 더욱 강해져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현재 만들고 큐레이션하는 데이터들이 벤처비트의 주요 사업이 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미디어의 미래? 누구도 정답을 모른다

테크 미디어의 편집장으로 일하고 있는 딜런 트위니임에도 불구하고, 그가 바라보는 미디어의 전망은 어두웠다. 그는 굉장히 ‘음울(gloomy)’하다는 단어로 말문을 열었다.

“사실 저널리즘의 미래 자체가 회의적입니다. 1850년대 이후로 신문의 광고 수입은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하고 있어요. 어떤 미디어도 어느 비즈니스 모델이 실제로 효과가 있을지에 대한 대답을 찾지 못했습니다. 뉴미디어의 흐름은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또 모바일로 계속 이동하고 있고 광고는 더 이상 미디어의 미래가 될 수 없습니다.”



그러나 더 이상 그 누구도 글을 읽으려 하지 않는 이 시대에, 그는 오히려 잘 쓰인 양질의 기사가 필요로 되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느 시점이 오면 신뢰할 수 있고 잘 리서치된 정보가 담겨있는 콘텐츠가 미디어의 핵심 비즈니스 모델이 될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지금은 수 많은 블로거들이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지 쓸 수 있어요. 그러나 사람들은 무엇을 믿어야 할지 알지 못하죠. 신뢰성 있는 정보에 대한 시장 수요는 당연히 발생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렇다면 이제 막 죽순처럼 돋아나 생태계를 갖추기 시작한 뉴 미디어들은 어떻게 독자들로부터 신뢰를 확보하며 성장해나갈 수 있을까.

“사람들이 뉴욕타임스를 신뢰하는 이유는, 뉴스 사이트가 화려하거나 정부로부터의 허가를 받았기 때문이 아니예요. 특별히 유명한 저널리스트가 있기 때문도 아니고요. 그들은 100년이 넘는 기간동안 언제나 정확한 사실을 보도한 것은 아닐지라도 옳은 일을 하기 위해 끊임없이 시도해왔죠. 이 긴 출판의 전통이 그들에게 신뢰성을 부여합니다. 결국은 브랜딩에 관한 이야기죠.”

진실을 사이에 둔 독자와의 긴 대화. 옳은 것을 전달하기 위한 반복된 시도. 모든 미디어는 결국 같은 지점을 향해 걸어가고 있다. 벤처비트와 비석세스가 시간과 변화, 불신과의 싸움에서 살아남아 스타트업 생태계 전반을 지탱하는 각각의 기둥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2014년 9월 3일 수요일

[시민정치시평] '일베'에 점령된 개방형 사회관계망을 탈환하자

페이스북의 '루저'들에게

[시민정치시평] '일베'에 점령된 개방형 사회관계망을 탈환하자

  
사회적 존재로서 인간은 타인과 '소통'하고자 한다. 이런 관계적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인간은 집단에 귀속되고자 한다. 소통함으로써 인간은 고독을 이겨내지만 자신의 정치적, 도덕적 의지를 관철시킬 수도 있다. 설득하고 공감을 이끌어냄으로써 다수를 형성하여 세력을 만들어낼 수 있기 때문이다. 힘이 있으면 의지도 관철된다.

이런 결과를 가져다주는 소통은 기술적 조건에 좌우된다. 인간이 '소통 기술'에 관심을 가지는 이유다. 생산성을 향상시키기 위해서만 기술을 활용하지 않는다는 말이다. 배, 자동차, 항공기 등 교통 기술이 발전하자 소통이 활발해졌다. 전화와 전보 등 통신 기술의 발전은 소통 비용을 급감시켜 소통은 훨씬 원활하게 되었다. 그 결과 소통의 범위는 확대되고 소통 속도도 빨라졌다. 특히 후자는 생각의 소통, 곧 '의사소통'의 가능성을 확대시켰다.

인터넷만큼 의사소통의 혁신을 가져온 기술도 없을 것이다. 전자메일은 의사소통의 속도는 물론 그 양을 크게 증가시켰다. 하지만 블로그, 카페 등 '사회관계망 기술'은 의사소통을 사회적 차원으로 끌어 올렸다. 양자적 소통이 '다자적' 소통으로 진화한 것이다. 사회관계망은 개방되어 있었기 때문에 의사소통 과정에 대한 참여는 거의 무제한적으로 보장되었다. 이러한 '개방형 사회관계망'과 더불어 집단 지성을 통한 사회 진보의 가능성도 크게 높아지게 되었다. 기술은 민주주의와 진보를 가져올 것이다!

하지만 기술이 현실에 적용되는 과정에서 이런 기술 낙관주의는 점차 의심을 받기 시작하였다. 제도와 사용자들의 문화가 문제가 된 것이다. 먼저, 개방형 사회관계망 기술은 익명성이라는 제도를 요구하였다. 익명성은 표현과 주장의 진정성을 극대화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익명성의 제도는 내면에 잠재해있던 인간의 야수성마저 자유롭게 표출할 수 있게 해주었다. 몇 가지 다른 요인들이 상황을 더욱 악화시켰다. 첫째, 베블런과 진화 심리학자들이 밝힌 바처럼 인간의 진화 과정에서 한 가지의 본성만 선택된 것이 아니다. 이기적 본성은 물론 이타적 본성, 호기심 본능, 제작 본능, 모방 본능 등 다양한 본성들이 선택되었다. 하지만 지난 반세기 수구적 언론과 비인간적 교육 체제는 한국인들의 이타적 본성을 억압하는 대신 이기적 본성을 '함양'시켜 주었다. 둘째, 분단 상황과 살인적 입시 제도는 관용과 청취를 불허하는 적대적 문화를 강화하였다. 셋째, 고속 성장과 권위주의적 문화는 민주적 소통훈련과 의사소통 기술의 연마를 불허하였다.

이러한 국가 특수적 맥락(state-specific context)과 맞물려 익명성의 제도는 예기치 못한 상황을 야기하였다. '네티즌'이라고 불리는 새로운 시대의 시민들은 '닉네임'의 가면무도회를 질펀하고 방탕하게 즐겼다. '디오니소스적 카니발'에 도취된 것이다. 그 과정에서 토론은 언쟁으로, 언쟁은 전투로 진화하였다. 토론을 통해 사실과 진실을 규명하기보다 전투에서 상대를 제압함으로써 '승리'하는 것이 최종 목표로 둔갑하였다. 이기기 위해 극단적 언어폭력과 비방, 모함이 동원되었다. 승자는 패자를 조롱하고 패자는 승자를 혐오하였다. 피투성이가 된 패자는 분노와 좌절로 인해 스스로 고립을 선택하였다. 많은 네티즌이 '자폐'하거나 사회관계망을 떠나게 되었다. 살아남은 승자는 대화를 포기하고 독백과 방백에 만족할 수밖에 없다. 아무도 참여하지 않는다. 그리고 아무도 듣지 않는다. 그 결과 의사소통은 멈춘다. 민주주의의 행진도 멈추게 되었다. 블로그와 카페 등 개방형 사회관계망 기술의 현주소다!

이러한 아픈 경험은 최근 또 다른 새로운 기술을 탄생시켰다. 사회관계망 기술이 '페이스북'과 '밴드'로 진화한 것이다. 개방형 사회관계망에 실망한 자폐아와 전투에서 패배한 수많은 '루저'(?)들이 페이스북으로 몰려들었다. 그것도 싫은 사람들은 네이버의 '밴드'로 둥지를 틀기 시작하였다. 블로그와 카페의 경우, 이웃과 회원이라는 폐쇄적 절차가 마련되어 있지만 대부분의 운영자는 그 절차를 활용하지 않는다. 따라서 블로그와 카페는 기본적으로 개방되어 있다. 그리고 광활한 인터넷 공간에서 검색에 노출되어 있다.

아무나 접근할 수 있는 블로그와 카페와 달리 페이스북과 밴드는 훨씬 폐쇄적이다. 이러한 '폐쇄형 사회관계망 기술'은 개방형 기술이 노정해 온 단점들을 일단 보완해 주는 것처럼 보였다. 페이스북은 이른바 '페친'으로 불리는 '친구'들의 공동체다. 친구가 되자면 익명성이 포기되어야 한다. 안면 트고 얘기 나누게 되니 디오니소스적 카니발은 더 이상 허용되지 않는다. 조롱과 악담이 사라지는 대신 예의가 준수되고 배려가 존중되었다. 인간적 대접을 받게 되니 참여도 활발해지고 공유될 수 있는 정보와 지식의 양도 증가하였다. 강한 연대감도 형성되었다. 이제 '아폴론적 로고스'를 전망할 수 있게 된 것이다.

하지만 아늑한 사랑방 안에서 친구들은 서로의 신념을 재확인하였다. 더 나아가 그것을 굳혀 나갔다. 그 과정에서 자기를 향한 비판, 곧 성찰은 면제되었다. 오류는 더 이상 수정되지 않았다. 안면 밝히니 얼굴 붉히며 논쟁하기가 꺼려진다. '좋아요'와 공유는 있지만 토론과 확산은 사라져 버렸다. '서로를 연결하는 강한 끈'이 '눈을 가리는 띠'로 둔갑한 것이다.

그뿐만이 아니다. 성찰이 면제되는 대신 타인에 대한 비판은 강화되었다. 비판이 도를 넘어도 아무도 제동 걸지 않았다. 나아가 비판은 혐오로 진화하였다. '적'에 대한 비이성적 표현은 물론 비상식적 표현과 조롱도 허용되었다. 그 누구의 지적도 받지 않고 향유되었다. 급기야 그것은 집단의 공식적 언어로 승화되었다.

비판 받지 않은 명제와 걸러지지 않은 언어들이 개방 공간으로 용감하게 진출하였다. "박근혜 후보 떨어트리려 출마하였다!" 내겐 속 시원하겠지만 이런 언어들이 평범한 대중의 공감을 이끌어내지 못하는 것은 자명하다. 속말 다하고 살지 못한다. 공감을 얻지 못하니 세력을 형성하지 못하게 되고, 영향력도 행사하지 못하게 된 것이다. '아폴론적 로고스'는 고사하고 민주주의도 물 건너 가 버렸다. 폐쇄형 사회관계망 기술이 낳은 슬픈 결과다!

다 그런 건 아니지만 적지 않은 기술이 인간의 물질적 삶을 윤택하게 만들어 주며 민주주의와 시민의 덕성을 함양시켜 주는 속성을 갖추고 있다. 하지만 그러한 속성이 저절로 발현되는 건 아니다. 그 결과도 예정되어 있지 않다. 해당 기술에 제도와 행위자의 문화, 의지가 개입하기 때문이며 그 과정에서 기술이 진화하기 때문이다.

사회관계망 기술도 그렇다. 그것이 의사소통의 범위를 확장하고 그 속도를 제고함으로써 민주주의를 발전시켜 줄 잠재력은 결코 작지 않다. 하지만 그 결과는 예정되어 있지 않다. 그것이 최근의 폐쇄형으로 구속되어 민주주의의 전망을 어둡게 할지 개방형으로 복귀하여 디오니소스적 카니발로 끝날지 알 수 없다. 둘 다 민주주의와 좋은 사회를 위해 바람직하지 않다.

페친들이여, 진정 우리 사회가 진보하기를 원하는가? 그렇다면 '페이스북의 루저'로 퇴각하지 말고 더 넓은 인터넷 공간으로 다시 진출하자. 페이스북의 학습 결과를 그곳에서 검증 받고 성찰하자. 그 결과를 대중에게 민주적 방식으로, 그리고 인내를 가지고 설득하자! 그리하여 '일베' 루저들에게 점령된 개방형 사회관계망을 탈환하자. 폐쇄형과 개방형 사회관계망 기술 모두를 포기하지 않고 활용하는 노력이야 말로 민주주의가 승리하는 길이다. 실천해 보면 그거 쉽지 않다. 민주주의가 쉽지 않은 것과 똑같다.

※ 시민정치시평은 참여연대 부설 참여사회연구소와 프레시안이 공동기획·연재합니다.

2014년 9월 2일 화요일

Old Lady Hits A Guys Car '예의"없는 놈 !~~

'예의"없는 놈 !~~

무례한 운전자를 손쉽게 제압하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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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력발생일 : 2014년 8월 1일